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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스키(주류, 술)

칵테일의 왕, 마티니 (2) 스터링 VS 셰이킹

by 크림슨 킴 2023. 2. 21.

"Shaken, Not stirred."

 

지난 1편 <칵테일의 왕, 마티니 (1) 는 사실 맛없다>에서도 서두에 언급했듯, 007 제임스 본드의 "젓지 말고 흔들어서"라는 대사는 마티니를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대사로 남아 있다.

여기서 '젓다'와 '흔들다'는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오늘은 그것에 대해 알아본다.

 

 

칵테일 제조법 (Stir)

 

믹싱 글래스에 스터 기법을 사용해서 칵테일을 제조하는 모습.

 

'믹싱 글래스'와 '바 스푼'을 사용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 두 가지는, 각각 젓기 위해 따로 구비하는 글래스와 스푼을 의미한다.

해당 믹싱 글래스에 얼음과 칵테일 재료를 담고, 바 스푼으로 휘휘 저어주면 된다.

대개 점성과 농도가 비슷한 액체로만 이루어진 재료를 사용하는 적은 용량의 칵테일에 사용된다.

 

左 드라이 마티니, 右 맨해튼

 

좌측은 마티니 계열의 원조 격인 진정한 칵테일의 왕, 드라이 마티니.

우측은 앙고스투라 비터스와 스위트 베르무트를 이용하는 칵테일의 여왕, 맨해튼.

클래식 칵테일을 상징하는 왕과 여왕은 모두 '스터 기법'으로 만들 수 있다.

 

 

칵테일 제조법 (Shake)

 

보스턴 셰이커를 사용해 흔들어 칵테일을 제조하는 모습.

 

'셰이커'와 '스트레이너'를 사용하는 기법을 말한다.

이 두 가지는, 각각 젓기 위해 따로 구비하는 흔들어 섞는 도구와 거름채를 의미한다.

해당 셰이커에 얼음과 칵테일 재료를 담고, 손이 차가워질 정도로 흔든 다음 스트레이너로 걸러서 잔에 부으면 된다.

대개 점성과 농도가 다양한 시럽, 계란 등의 재료를 사용하는 칵테일에 사용된다

 

左 라모스 진 피즈, 右 브랜디 알렉산더

 

좌측은 한 잔 만드는데 12분이 걸리는 악명으로 유명한 '라모스 진 피즈'.

우측은 브랜디에 카카오 브라운과 우유를 넣은 '(브랜디)알렉산더'.

스터 기법에 비해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칵테일들을 '셰이크' 기법으로 만들 수 있다.

 

 

둘 사이의 차이?

 

가만히 생각했을 때 '젓는다'와 '흔든다'는 결국은 재료의 혼합을 의미하고, 얼핏 거의 같게 느껴진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1. 공기 접촉 - 셰이킹은 음료에 공기 방울이 생겨 풍성하고 부드럽고 가볍다.
2. 온도 차이 - 셰이킹은 더 빠르게 낮은 온도에 도달한다. 즉, 더 칵테일을 쉽게 차갑게 만들 수 있다.

크게 2가지의 이유로, 두 기법 사이에는 맛에 유의미한 차이가 느껴진다.

일반인은 느끼지 못하는 플라시보 같은 개념이 아닌, 정말 직관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비교시음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진 피즈? 존 콜린스? 진 리키?

 

업계에서는 기법이 달라지면 아예 다른 칵테일로 취급하는데, 이것의 대표적인 예시가 '진 피즈', '존 콜린스', '진 리키'다.

세 칵테일은 모두 공통적으로 '진'과 '탄산수', '시트러스 주스'를 재료로 사용한다.

- 진 피즈는 셰이크 기법으로, 얼음 없이 레몬을 사용한다.
- 존 콜린스는 빌드 기법으로, 얼음 넣어 레몬을 사용한다.
- 진 리키는 빌드 기법으로, 얼음 넣어 라임을 사용한다.

얼핏 재료도 거의 같고, 맛이 엇비슷해보이겠지만 실상은 다른 칵테일로 분류되느니만큼 확연히 다르다.

셰이크 기법 칵테일은 재료 각기의 개성이 적어지는 대신 조화롭고 부드럽게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이어진다.

반면 빌드(섞지 않고 올리는) 기법 칵테일은 료 각기의 개성이 살아있어 향을 즐기기에 좋다.

 

 

 

결론

 

마티니는 본디 스터 기법을 사용해 만드는 칵테일로, 재료 본연의 향을 즐기는데 초점이 맞추어진 칵테일이다.

반면 영화 상의 '젓지 말고 흔들어서'에 따라 세이크 기법을 사용하게 된다면 - 향보다는 부드러운 맛에 초점을 맛춘 칵테일을 마시고 싶다 - 고 이해하면 좋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도, 마티니 혹은 다른 칵테일을 마실 때 기법에 따른 맛의 차이를 느껴보기를 바란다.

오늘도 읽어준 독자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