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퉁 같은 짝퉁 패션 (2) 인도네시아 폴로

폴로 랄프로렌.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프레피룩(Preppy Look) 브랜드다.

'평생 하나의 브랜드만 입을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에서 나이키와 더불어 가장 많이 선택되는 브랜드다.

 

폴로 경기에서 착안한 로고를 갖고 있다.

 

대표적인 인기 상품으로는 옥스포드 셔츠, PK 셔츠, 꽈배기 니트등이 있다.

본래 구매 의사가 없었어도 '할인'이라는 단어에 흔들리는 것이 사람이다.

당신은 그런 폴로를 품목 상관없이 70% 할인 가격에 손에 넣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구매할 것인가?

놀랍게도, 항시 폴로를 30%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나라가 실존한다.

오늘의 이야기, '인도네시아 폴로'.

 

 

인도네시아 폴로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에 위치한 매장.

 

여행객으로서 세계를 다니다보면 지갑을 열고만 싶은 충동 욕구가 들 때가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그 중 하나가 '폴로 랄프로렌' 매장이다.

미국에서는 100달러 ~ 150달러인 폴로의 셔츠가 미화로 약 35달러 정도에 그치니, 틀림없는 기회라 여겨진다.

행상인이 팔고 있는 수상한 매대가 아니라 백화점에 정식으로 입점한 매장이니, 의심의 여지는 없어보인다.

하지만...

 

랄프 로렌 공식 홈페이지 매장찾기 화면.

 

미국 랄프 로렌 공홈에서 전 세계에 입점해있는 매장을 검색할 수 있다.

23년 2월 15일 기준 1,242개를 찾을 수 있었으며, 대한민국의 폴로 사랑을 방증하듯 미국을 제치고 291개의 매장이 입점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눈치챘을 수 있겠지만, 'Indonesia'는 매장찾기 화면 어디에도 없다!

 

폴로 랄프 로렌 발리 매장.

 

그렇다면 인도네시아 어디든 보이는 매장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눈채챘겠지만, 전부 본품이 아니다.

미국의 랄프 로렌과 동일한 로고, 분위기를 가졌지만 본품과는 전혀 별개의 브랜드라는 뜻.

심지어는 자카르타 롯데백화점 내에 있는 인도네시아 폴로조차 별도의 인도네시아 법인 pt.lotteshoppingavenue에서 입점시킨 매장으로, 미국의 폴로와 무관하다.

 

左 미국 랄프 로렌 공홈, 右 인도네시아 랄프 로렌 공홈.

 

인도네시아 쪽 역시 공식 홈페이지도 그럴 듯 하게 존재하며, 미국의 것과 비교하지 않으면 얼추 미국의 폴로 같아보인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가 있는걸까?

인도네시아 폴로는 미국 폴로가 진출하기 이전에 인도네시아 정부(지적 재산 관리청, Diektorat Jenderal Kekayaan lntelktual)에 상표권을 선등록하였다.

당연히 이에 미국 본사 측에서도 소송을 걸었고, 복사를 대상으로 몇 년간의 지적 재산권 분쟁을 거쳤다.

하지만 끝끝내 인도네시아 정부가 손을 들어준 것은 자국의 폴로였고, 미국의 폴로는 진출하지 못했다.

이후로 현지에서만큼은 공식적으로 존재를 인정받은 인도네시아 폴로는 생산, 판매, 유통에 제약 없이 활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인스타에서 흔히 공구되는 폴로 랄프로렌.

 

폴로 매니아가 아닌 이상 직관적으로 미국의 것과는 구별하기 어렵다.

현지에서 소송이 결론난 만큼 더 이상 법으로 카피 상품이라 비난할 수는 없다.

인스타그램에서 어째 비상식적인 가격에 공구가 잦은 폴로.

셀럽들 역시 가품 의심에 수입신고필증과 적출국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만큼은 정품이니만큼 정식 통관을 거칠 수 있으니 이것만으로는 유의미하지 않다..

인도네시아 폴로임을 명시하고 구매했다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판매자에게 원산지를 물을 필요가 있다.

 

MADE IN INDONESIA.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는 모든 폴로가 인도네시아의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매장'은 미국의 것이 없지만, '공장'은 있다.

따라서 '메이드 인 인도네시아'라고 명시된 폴로가 있다 해서 그것을 미국 폴로가 아니라고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목택에 부착된 QR 코드.

 

가지고 있는 폴로가 미국의 것인지, 인도네시아 것인지, 가품인지 헷갈린다면.

사진으로 목 쪽 라벨의 QR코드를 확인해보자(단, 모든 상품에 부착되지는 않는다).

또 하나의 수단으로는 매니아들이 즐비한 명품 중개 사이트에 올려보거나, '한국명품감정원'에 보내서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결론

 

법적 문제가 없다한들, 원하는 브랜드가 아닌 유사품을 의도치 않게 구매하고도 즐거운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아는 것이 힘이라 하던가.

상품을 구매할 때도 그것을 명확하게 식별하는 법을 알아야 올바른 쇼핑을 할 수 있을 거싱다.

오늘도 읽어준 독자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