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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추가정보)

그 시계를 사기 전에 살펴야 할 것 (3)-1 쿼츠 무브먼트

by 크림슨 킴 2023. 2. 15.

시계 매니아가 될수록 필연적으로 무브먼트에 관심이 가게 된다.

전자식인지, 기계식인지.

그 중에서도 어느 나라 어느 제조사에서 만들었는지.

오늘 그것에 대해 총정리한다.

(스마트워치는 구동방식부터 정통 시계라기보다는, 시계의 형상을 한 전자기기기 때문에 무브먼트에 대해서는 생략한다)

 

 

무브먼트란?

 

시곗바늘.

 

째깍. 째깍.

시계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ASMR을 듣고 있는 듯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한다.

그러다보면 문득 의문이 든다.

시계는 어떻게 움직인단 말인가?

시계가 살아 움직여서 바늘을 바삐 움직이고 있을리는 없지 않는가.

 

흔히 떠올리는 시계태엽.

 

우리가 겉으로 보는 시계의 외피가 사람으로 비유하면 가죽과 팔다리라면.

무브먼트는 심장과 내장기관이라 보면 편하다.

허우대가 아무리 멀쩡해도, 속이 썩어문드러지면 장수하기 힘들 듯 - 시계도 매한가지다.

뿐만 아니라 무브먼트는 제조사에서 처리하기에 따라 특유의 감성을 즐길 수 있게끔 설계되었다.

무브먼트의 매력에 빠질 준비가 되었는가?

 

쿼츠(전자식)

 

론진 칼리버 6312 무브먼트.

 

석영(쿼츠)을 성질을 이용해서 구동하는 전자식 무브먼트.

최초의 쿼츠 무브먼트는 1927년에 개발되었으며, 이후에도 '파텍 필립'과 '해밀턴'이 시계를 개발했으나 그 때까지는 특정 모델 전용으로 개발되었을 뿐이었다.

상용화가 된 것은 1969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일본계 제조사였던 세이코의 몫이었다.

그 날을 기점으로 업계에서는 대격변이 일어났는데, 우리는 이것을 '쿼츠 파동(Quartz Crisis)'이라 부른다.

 

쿼츠 파동의 주인공, '세이코 아스트론'의 50주년 복각 버전.

 

대격변이 일어난 이유는 단순했다.

성능과 가격, 종합적으로 모든 면에서 우수했기 때문.

시계는 필연적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차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일오차'로 여겨지는 기존의 기계식 시계에 비해 '월오차' 내지는 '연오차'로 평가될 정도로 정확도가 압도적이다.

또한 기계식은 몇 년에 한 번씩은 반드시 시계 태엽을 모두 재조립하고 검수하는 '오버홀'을 거쳐야하지만, 쿼츠는 사실상 몇 천원 내외의 배터리만 교체해주면 그만이다.

마지막으로 저렴하다. 아무리 저렴해도 몇 만원은 요하는 기계식 시계에 비해 전자식은 5천원에도 살 수 있다.

 

그 콧대높은 롤렉스조차 쿼츠에 굴복했다(1970년 빈티지).

 

당신이 쿼츠 시계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실용성 면에서는 더없이 탁월한 선택이다.

본인 역시 기계식을 전전하다 관리 문제로 전자식으로 회귀했다.

나 자신만 알고 있는 작은 감성만 타협하면 - 예산, 관리 등 많은 것을 챙길 수 있다.

 

명품 시계의 정점, 파텍 필립도 쿼츠를 생산한다.

 

하지만 쿼츠도 만능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전자식이 기계식보다 '싸구려'로 치부되기 때문에, 쿼츠 시계에선 불필요한 치장은 생략하는 경우가 잦다.

특히 양쪽 모두 생산하는 브랜드의 경우 성능과 화려함은 기계식에 전부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

 

태그호이어 아쿠아레이서 블루, 左 쿼츠, 右 오토매틱.

 

하나의 예시로 태그호이어의 베스트셀러 아쿠아레이서는, 쿼츠와 오토매틱에 동일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쿼츠 모델의 경우 베젤도 스틸 소재로 들어가고, 다이얼(시계의 얼굴 부분) 역시 민짜로 투박하게 들어가는 반면. 

오토매틱(기계식의 한 분류) 모델의 경우 베젤을 세라믹 소재로,다이얼을 음각으로 깎아 텍스쳐를 만들었다.

마감 역시 매끈하니 오토매틱 쪽이 더 훌륭하다.

사진에선 묘사되지 않지만 오토매틱 쪽이 색상도 훨씬 다양하고 부가기능을 탑재한 하위 모델도 많이 출시된다.

대신 가격이 2배(쿼츠 약 250만, 오토매틱 약 450만)에 달하니,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 될 것이다.

 

카시오 와이엇.

 

전자식이라 하여 디자인 면에서 늘상 기계식에 비해 밀리는 것은 아니다.

LED 라이트를 기반으로 한 다이얼과 스탑워치,멀티알람, 월드타임 같은 수많은 기능들.

전자식 특유의 미래지향적인 외관은 기계식은 가질 수 없는 고유의 매력이 될 것이다.

 

결론

 

몇 번이고 강조했듯, 쿼츠는 메카니컬(기계식)에 비해 실용적인 점이 많다.

구매를 고려하는데 큰 강점으로 삼고 고려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음 시간에는 기계식 시계에 대해 리뷰하는 시간을 가져볼 것이다.

전자식과 얼핏 디자인은 비슷하지만, 추구하는 방향성은 의외로 180도 다르므로 참고해 읽어주길.

오늘도 읽어준 독자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