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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스키(주류, 술)

<나 혼자 산다>에서 핫했던 홈칵테일 上

by 크림슨 킴 2023. 2. 3.

마티니 잔에 담긴 화려한 칵테일의 모습.

 

칵테일이라 하면, 가정에서 만들기보다는 대개 바에서 접하는 것이 익숙하다.

어쩐지 재료도 많이 필요할 것 같고, 고급 기술도 필요할 것 같고(사실과는 다른 부분도 있지만).

하지만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칵테일이라면 어떨까.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는 '홈칵테일'을 대중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프로그램이다.

오늘은 나혼산에서 등장한 칵테일들에 대해 알아본다.

 

 

 

얼그레이 하이볼 - 박나래

 

나혼산에 나와 유행했던 얼그레이 하이볼.

 

해당 프로에서 가장 성공적이었던 칵테일을 고르라면 단연 '얼그레이 하이볼'이다.

작년(2022년) 4월 경 박나래 씨의 웰컴드링크로 등장했다.

소주 문화가 익숙했던 한국인에게 이자카야에서나 보통 시켜마시던 하이볼은 별미로 인식되고 있었다.

헌데 가정집에서 접객용으로도 금방 만들 수 있는 하이볼이라니!

당시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고, 카페 / 바 / 이자카야 / 가정 어딘들 가리지 않고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재료로는 위스키, 토닉, 얼그레이 시럽이 필요했는데, 문제는 이 시럽이 업장 밖에서 쓰기엔 처치 곤란이었다는 점.

 

이후 출시한 진로 토닉 홍차.

 

하이트진로에서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제로 칼로리로 된 '진로 토닉 홍차'를 재빨리 발매한다.

시음 후 시럽의 처리를 걱정할 필요없이 일회성으로 마시고 치울 수 있게끔 한층 간략화된 셈이다.

그 달콤쌉쌀한 매력은 비시청자들까지 매혹시켰다.

 

기범주 - 키(샤이니)

 

나혼산 원조 홍차 홈칵테일, 기범주.

 

실은 홍차 칵테일의 시초는 얼그레이 하이볼이 아니였다.

이쪽은 9개월 가량 빠른 나혼산 2021년 7월 출연분에서 등장했다.

이쪽은 술에서 힘이 빠지는(위스키 -> 소주) 대신 홍차에서 힘이 들어간다.

 

마르코 폴로 홍차 티백.

 

마르코 폴로라 함은 프랑스 '마리아쥬플레르' 사의 프리미엄 홍차 티백을 의미한다.

척봐도 알 수 있듯 회사 탕비실에 구비될 법한 티백보다는 훨씬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해외 배송 100g 기준 약 50,000원)

물론 반드시 이쪽을 활용할 필요는 없고, 권장사항일 뿐이다.

오히려 달콤함을 원한다면 티즐이나 아이스티 쪽에 눈을 돌려보는 것이 좋다.

그 후기는 어떨까.

 

헉.

 

 

다가와주 - 차서원

 

다가와주 조주 장면 中.

 

'핵인싸들의 모임'으로 불렸던 낭또포차에서 차서원의 회심작으로 등장했다.

레시피는 얼음에 레드 와인, 라즈베리 시럽 2스푼에 잔 테두리에 레몬 가루를 묻힌 뒤 디스펜서에 N분의 1 하면 완성.

맛은 맴버들에게 고평가 받지 못했으나, 차서원 씨는 라즈베리 시럽 대신 립톤 아이스티를 넣어야한다며 항변했다.

 

샹그리아.

 

필자는 차서원 씨가 스페인의 와인 칵테일, 샹그리아를 상상하고 의도했던 것으로 감히 유추한다.

샹그리아는 시트러스(레몬 계열 과일), 사과, 체리 등의 과일에 시럽을 넣고 우려낸 것을 말한다.

헌데 샹그리아와는 다르게 실패한 진짜 이유가 뭘까?

 

울프 블라스 이글호크 까베르네 쇼비뇽.

 

영상에서 확인되는 레드 와인은 호주 품종의 까베르네 쇼비뇽(혹은 메를로) 와인이다.

해당 와인은 낮은 당도와 짙은 바디감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으로, 주로 스테이크 같은 육류와 곁들인다.

뒤이어 섞을 가벼운 텍스쳐를 묘사하는 라즈베리 시럽과 레몬 가루와는 어울리지 않는 무거움이 1차적인 문제였다.

레드 와인이 아닌 화이트 와인을 사용하거나, 레드 와인 중에서도 피노 누아 같은 가벼운 품종을 사용하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左 모닌 라즈베리 시럽, 右 레몬 가루.

 

품종 쪽은 부수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고, 본론은 이쪽이다.

의외로 라즈베리 시럽 쪽은 괜찮은 조합이었다고 생각한다.

샹그리아가 저렴한 가격에도 맛있을 수 있는 이유는 품종을 무시하는 대신 투하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설탕 덕분이다.

단맛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유발하며, 시럽의 양을 늘렸다면 오히려 더 고평가 받았으리라 생각한다.

문제는 레몬 가루.

 

칵테일 기법, 리밍.

 

차서원 씨는 바에서 '리밍'이라 부르는 조주 방법을 목격하고 이에 착안해 레몬 가루를 묻히지 않았을까 예상한다.

리밍은 설탕 혹은 소금을 잔 가장자리에 묻히는 기법을 말하며, 보다 알갱이가 잘 달라붙게 하기 위해 레몬즙을 바른다.

하지만 여기서의 레몬은 약간의 산미를 유도하는 역할도 하지만, 주된 역할은 어디까지나 설탕 / 소금 알갱이를 달라붙게 하기 위함에 있다.

그런 의미에서 레몬 가루를 묻힌 직후 디스펜서에 투하하는 것은 무의미한 행동에 가까웠다.

과도한 신맛은 다른 오미(五味)들과 어우러지기보다는 조화를 어그러뜨린다.

여기서 가장 큰 문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진로 디스펜서.

 

비록 칵테일은 실패했지만, 해당 방송분 덕에 디스펜서가 재주목 받게 되었다.

주류 디스펜서는 손잡이나 단추를 눌러 연결된 술을 일정량 뽑아 쓸 수 있는 기계를 의미한다.

해당 기계를 사용하게 되면, 언제나 일정한 양을 따를 수 있어 귀찮음을 덜 수 있다.

진로 디스펜서의 경우엔 귀여운 두꺼비가 덤으로.

 

 

결론

 

칵테일을 집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작지 않다.

쓰고 독한(?) 소주가 익숙한 한국인들에게, 달콤하고 행복하게 취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이점이니.

연예계를 시작으로 이전보다 한 단계 높은 주류 문화가 대중화되기를 기대한다.

下편에서 계속.

오늘도 읽어준 독자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