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찾아온 PX 주류 추천 시간.
PX에 군납되는 주류는 매년 품목이 바뀐다.
대표적으로 작년 대비 '발렌타인 17년'과 '앱솔루트'가 빠지고, '봄베이 사파이어'와 '월계관 준마이'가 들어왔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국군복지단 측에서 품목의 단일화 및 주종의 다양화를 꾀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렇다면 2023년 최신판.
PX에서 추천할만한 주류는 어떤 것이 있을지, 알아보고자 한다.
증류식 소주
대망의 첫 번째는 '증류식 소주'다.
희석식 소주의 대중화 이전에는 '소주'라 함은 증류식을 의미했다.
카사바와 타피오카 등 질낮은 구황작물들을 연속 증류(주정의 맛을 가능한 제거한다)하는 희석식 소주와는 달리, (주로)멥쌀을 단식 증류(주정의 맛을 가능한 살린다)하여 수준 높은 맛의 질을 자랑한다.
도수 또한 16.5도 전후인 희석식에 비해 최소 25도 이상을 자랑하는 독주다.
1. 일품진로
일품진로, 하이트진로의 프리미엄 라인으로 도수는 25도.
대형마트에서는 12,000원 가량, PX에서는 10,000원 안쪽으로 구할 수 있다.
이천 쌀 100%로 만들어진 좋은 술이지만, 군마트치고는 가격 메리트가 큰 편은 아니다.
해당 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비록 6개월 뿐이지만)위스키, 브랜디처럼 오크통 숙성을 한다는 점이다.
오크통 숙성주는 풍미가 깊어지며, 부드럽게 변한다는 점은 유명한 이야기.
하지만 일품진로가 오크통에 들어가기까지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비밀이 숨겨져 있다.
진로는 Y2K 당시 프리미엄 소주 인기에 힘입어 참나무통 숙성 원액을 블렌딩해 '참나무통 맑은 소주'를 출시했다.
이쪽도 25%에 달하는 고도수에 좋은 술로 평가받았으나, 출시 1년만에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맞아 실적이 악화되며 단종 수순을 밟게 되었다.
그런 비운의 악성재고로 마무리될 뻔 했으나, 진로 측에서도 버리기에는 아까우니 특단의 조치를 한다.
원액을 전부 오크통에 넣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2005년,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하게 된다.
하이트진로가 된 하이트는 진로가 1997년에 숙성시킨 원액을 발견하고는 2년을 더 채워 10년 숙성으로 새로이 아이템을 선보이자는 결정을 한다.
그렇게 세상에 태어난게 좌측의 '일품진로(一品眞露)'였다.
초기 30도 도수로 출고되었던 일품진로는 도수를 낮춰 우측의 '일품진로 10년 숙성'으로 재출시하게 되었다.
이후로도 도수를 재조정하고 라벨을 바꾸는 등 리뉴얼이 한차례 더 이루어졌지만, 곧 원액부족으로 예기치 않게 단종되고 만다.
이렇게 탄생했던 일품진로 10년의 대체품으로 본문 상단에 구형으로 표기했던 '일품진로 1924'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려40
려40, 국순당의 야심작이자 2021 우리술 품평회 증류주 부문 최우수상 수상작.
대형마트에서는 20,000원 가량, PX에서는 15,000원 안쪽으로 구할 수 있다.
참고로 군 면세주류점에서는 10,000원 안쪽으로 구할 수 있으니 구매 가능한 사람일 경우 할당량을 생각해서 참고할 것.
앞선 일품진로가 오크통 숙성이 특징이었다면, 이쪽은 여주산 고구마가 쌀과 함께 주정으로 쓰인 것이 특징.
전적으로 우리나라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며, 맛을 응축하기 위해 오크통 대신 옹기 숙성을 했다.
향과 맛으로는 은은하면서도 고소하게 퍼지는 고구마가 인상적이다.
고구마 소주 중에 가장 대중적이며, 군납 소주로는 으뜸인 '화요'와 경쟁 상대일 정도니 한번쯤 마셔보는 것을 추천.
도수 40도가 너무 과하다면 PX에 8,000원대에 '려25'도 구할 수 있다.
토끼소주 블랙라벨
토끼소주, PX의 계묘년 맞이 신상이자 생긴 것 이상으로 정말 묘한 친구다.
이 녀석의 탄생지는 무려 뉴욕 브루클린, 지금은 본진을 충청북도 충주로 삼고 있다.
덕분에 '뉴욕 인터네셔널 컴페티션'과 '샌프란시스코 스피릿 컴페티션'에서 모두 금상을 수상했다.
미국의 마스터 디스틸러 '브랜든 힐' 씨가 세계로 퍼져나가는 한식에 곁들일 고급 소주를 제조하고자 다짐하며 태어났다.
대형마트에서는 37,500원에, PX에서는 25,000원을 조금 넘는 가격에 팔고 있어 다소 가격대가 높다.
출신지부터 비범하지만, 원재료의 특징으로는 고급 재료인 찹쌀을 사용했다는 점.
멥쌀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증류식 소주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부분이다.
750ml에 찹쌀 3kg를 집어넣었다고 하며, 원가 상승의 이유가 되었다.
'When you drink with the moon, you're never alone."
"달과 함께 마신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예요."
특히 'Rainy Monday(비오는 월요일날)'이라 첨언했다.
감성을 자극하는 문구까지, 확실히 재밌는 소주임에 틀림없다.
창업주 브랜든 힐 씨가 한국에 처음 온 '토끼의 해(신묘년 - 2011년)'를 기념하고자 '토끼소주'라 작명하였다 하니, 12년이 지난 오늘날에 한 잔 기울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결론
증류식 소주는 전통주로 분류되어 온라인 구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는가?
그간 양주만을 찾았다면 이번엔 편안히 마실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술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괜찮지 싶다.
해가 가도록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는, 한국 주류 시장의 눈부신 성장을 기대하시라.
절대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읽어준 독자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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