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작성했던 <짝퉁 같은 진퉁 패션>와 반대되는 <진퉁 같은 짝퉁 패션> 시리즈가 막을 올렸다.
시리즈를 적기까지 참으로 고민을 많이 했다.
얼핏 잘못 적으면 가품 옹호가 될지도 모르니까, 바람직하지 못한 글이 될까 걱정스러웠다.
보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전달하기를 다짐하며 글을 남긴다.
오늘의 글, 시작.
삼성 X 슈프림?
지난 2018년 12월, 삼성전자 중국법인은 갤럭시A8S를 공개함과 동시에 스트릿 패션 브랜드 슈프림과의 협업을 발표했다.
발표 직후의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슈프림은 자타공인 세계 제일의 스트리트 브랜드였고, 해당 브랜드와의 콜라보 소식은 삼성팬이나 슈프림팬 어느쪽으로든 솔깃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발매와 동시에 불티나게 팔려나갈 것은 분명해보였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마치 삼성 갤럭시의 Z 플립과 버즈, 워치에 20년 경에 콜라보레이션한 톰 브라운을 연상케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왜 톰 브라운과의 콜라보는 익숙한데 슈프림은 그렇지 않지?
슈프림 뉴욕
우리가 눈에 익은 슈프림은 지하상가의 모습이다.
하지만 해당 제품은 가품이나 다름없고, 국내에 정식 슈프림 매장은 하나도 존재하지 않다는 사실은 <아크메드라비는 표절 짝퉁 브랜드가 아니다.>에서 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 원류가 되는 것은 영국계 미국인 '제임스 제비아'가 84년의 맨하탄에 설립한 '슈프림 뉴욕'이었다.
90년대 젊은층에는 힙합과 보더 문화로부터 비롯된 반항적인 정서가 팽배해 있었다.
제임스 파비아는 이 정서를 흡수하여 그래피티 아티스트, 비행 청소년들을 직원으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슈프림 특유의 반주류 분위기를 형성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문화를 저격한 슈프림의 인기는 그야말로 폭발적이었고 - 150달러에 발매한 박스 로고 후드티의 거래가가 1,000달러 이상에 거래되기도 하는등 인기 상품에 붙는 프리미엄은 상상 이상이었다.
성공을 거두면 언제나 그 인기에 편승하려는 이들이 있기 마련이다.
슈프림의 경우엔 그들이 바로...
슈프림 이탈리아
앞서 시작했던 이야기를 계속하자.
삼성전자 중국법인은 슈프림 CEO를 자리에 불러 인터뷰하며, 협업을 기정 사실화했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 저 셋 중 어느 쪽도 제임스 제비아가 아니라는 것을.
그리고 마케팅 부서에서는 다음과 같이 인터뷰했다고 전해진다.
"젊은 세대는 S로 시작하는 브랜드를 입습니다. 바로 '슈프림 이탈리아'입니다."
슈프림 뉴욕이 아닌, 슈프림 이탈리아라니.
해당 브랜드는 슈프림의 이탈리아 지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오리지널과 법정 공방이 계속되었던 상대 측 기업이었다.
세계적으로 맹비난을 받은 삼성전자 중국 지사는 곧이어 협업 중단을 선언했다.
슈프림 이탈리아는 늘상 자신들의 존재를 항변했다.
"우리의 성공은 박스 로고로부터 기원하지 않는다. 젊은 세대에게 저렴하고 양질의 상품을 제공하고 싶을 뿐이다."
비록 로고와 컨셉을 카피했지만, 이 발언까지는 잘 봐줘서 패러디의 일환으로 취급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용이 그 일말의 가능성조차 사그라뜨려 버렸다.
"우리는 슈프림 뉴욕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이탈리아에서는 유명하지 않아서."
결론
워낙 긴 글이고 패션계에서 중대한 사안이었던 지라 내용 도중에 잘랐다.
추후 내용은 내일 이어 하고, 결론도 한꺼번에 내릴 예정.
오늘도 읽어준 독자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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