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찾아온 저가형 위스키 소개시간.
<버번 위스키 삼대장급>에 비하면 알콜도 튀고, 맛의 선명함도 덜해 입문으로 추천하기에는대부분 쉽지 않다.
하지만 버번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데일리로 마실 엔트리급을 찾아볼 필요도 있겠다.
미사여구 생략하고 시작.
잭 다니엘스 Old No.7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그 잭 다니엘, 세계 제일 매출의 아메리칸 위스키다.
사실 이 녀석, 버번이 아닌 테네시 위스키다.
버번과의 결정적 차이점은 챠콜 멜로잉('링컨 카운티 프로세스'라고도 한다 - 단풍나무 숲 여과)다.
일반적인 버번의 향미를 지니고 있지만, 여과 덕분에 확실히 부드럽고 순하다.
문제는 국내 가격이 750ml 기준 4만원 대 라는 점.
주세를 감안해도 터무니없이 높게 측정된 가격이며, 바에서 한 잔 혹은 해외에서 즐길 때 추천한다.
짐 빔 화이트 오리지널
짐 빔이란 곧 미국의 소주, 세계 제일 매출의 버번 위스키다.
대형 마트, 편의점을 포함해 거의 어디서든 구할 수 있으며, 평균 750ml 3만원 대에 구할 수 있다.
덕분에 이자카야에서 '사케'를 지칭하면 보통 백화수복이듯, 바에서 '버번'을 지칭하면 보통 짐 빔을 말한다.
바닐라, 캐러맬, 오크향, 버번이 가지고 있어야할 덕목을 모두 지니고 있지만 알콜향이 너무 세서 니트로 단독 음용은 권장하지 않는다.
대신 뚜껑을 따고 한참 방치(콩글리시로 매니아 사이에서 '에어링'이라고 부른다)하면 알코올이 좀 날아가기 때문에, 그 때는 괜찮다.
주로 마시는 방식은 하이볼로, 산토리 하이볼과 더불어 가장 대중적이다.
진저 비어(진저 에일)나 콜라, 탄산수에 타는 것이 일반적이다.
에반 윌리엄스 블랙
세계 매출 2위 버번 위스키이자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저가형 버번의 패왕.
2021년 신세계L&B에서 들여온 이후로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3.2만원에 1000ml, 그 외(일반 이마트 및 와인앤모어 등)는 3만원 전후로 750ml에 판매한다.
짐 빔보다 한층 깊은 바닐라향과 캐러맬향, 오크향을 가진데다 알콜도 튀지 않아 저가형 버번 중 유일하게 단독 음용(잭 다니엘은 테네시이므로 단독 음용 가능)을 권장한다.
43%라는 최소치보다 높은 도수는 덤.
하이볼로 마실 때는 펩시 제로(라임 플레이버)에 타서 마시는 것을 가장 추천한다.
여담으로 열 병 사놓고 욕조에 누워 샷잔으로 에반 윌리엄스를 마음껏 들이키는 것이 필자의 로망 중 하나다.
벤치마크 Old No.8
벤치마크 8, 일명 애기 버팔로 트레이스(삼대장급 중 밸런스 담당, 같은 증류소 출신).
와인앤모어에서 750ml 기준 2만원 전후로 판매된다.
기초적인 버번향에 카라멜 팝콘과 불량식품(캔디콘) 맛이 나는 것이 특징.
짐 빔과 거의 유사한 정도의 알콜향으로 하이볼로 마시기를 권장한다.
이래저래 비교해봐도 가성비면에서는 훌륭한 편.
미스터 보스턴 버번
사제락 컴퍼니 휘하 보드카, 진, 스카치 위스키를 포함한 증류주를 생산하는 미스터 보스턴 사의 버번 라인.
이 쪽도 버팔로 트레이스 증류소에서 생산하지만, 맛이 닮은 편은 아니다.
홈플러스 등의 대형마트나 픽업 어플에서 1000ml 1만원 대 중후반에 판매 중이다.
같은 사제락 컴퍼니에 비슷한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켄터키 젠틀맨 버번'을 흔히 라이벌로 보지만, 그쪽은 버번 위스키 51%에 그레인 스피릿 49%를 섞은 유사 위스키기 때문에 필자는 비교 대상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주 은은한 버번향에 상큼한 시트러스향이 느껴진다.
니트로는 풍미가 부족하지만, 이쪽 역시 하이볼로 타마시면 선명하게 버번임을 느낄 수 있다.
워낙 용량 대비 저렴하고 맛도 나쁜 편은 아니라 추천.
(필자 집에도 한 병 구비해두고 있다.)
결론
몰트 / 블렌디드와 버번이 둘다 위스키라는 대분류에 묶여 있어 흔히 둘을 헷갈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둘은 원재료와 제조지역에서부터 다르니만큼 맥주와 사케만큼(이쪽도 양조주라는 대분류에 묶여있다)이나 전혀 다른 술이다.
공통점은 '농작물로 증류해 오크통에 숙성시켰다' 그 뿐이다.
취하기 취해 털어넣는 것이 아니라, 풍미를 찬찬히 뜯어놓고 즐겨본다면 사뭇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번 밤에는 스카치가 아닌 버번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지.
오늘도 읽어준 독자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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