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괄식으로 말하자면, 핵심은 클론룩을 피하는 방법에 있다.
다음은 인식이 모호한 중저가 브랜드를 피하는데에 있다.
카테고리 설정이 고민이었다.
이게 참 애매했다.
독자분들의 사전지식을 어느정도를 상정하고 글을 적을지.
끝내는 가벼운 에피타이저로 시작을 해서, 추후 비슷한 카테고리로 메인과 디저트로 넘어가기로 확정지었다.
학식충이란?
요즈음 말로, 학교에 급식 먹으러 다니는 학생(중학생, 고등학생)을 은어로 급식충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파생되어 이제는 학식 먹으러 다니는 학생(대학생)은 은어로 학식충이라 부르는 것이다.
제목 타고 들어온 사람이라면 해당 용어에 대해 모르기는 어렵다 생각하니 이하 각설하겠다.
클론룩이란?
봄 / 여름 / 가을에는 소매와 두께감만 달리해서 소라(하늘)색 셔츠.
가을 / 겨울에는 까만 바시티 자켓.
겨울에는 복어처럼 부푼 까만 푸퍼 숏패딩.
바지는 종아리가 어디쯤 있는지 유추조차 어려울 정도로 펑퍼짐한 와이드 팬츠.
신발은 나이키 덩크 범고래.
대학가나 지하철에서 옷 좀 좋아하는 20대 초반이 입고 있을 것만 같은 룩.
동시에 집단지성으로 엮여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동일한 패션 양상.
그것을 우리는 클론룩이라 통칭한다.
이전 게시글에도 강조했듯 클론룩이 결코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타인과 비슷한 패션을 입더라도, 당신은 여전히 당신이고.
평균 이상의 패션으로 기본을 다지고 당신의 매력을 다른 요소로 승부를 볼 여지가 있다.
다만, '학식충 소리를 피하기 위한 목적'을 띈다면 말이 달라진다.
인식 모호한 중저가 브랜드 피하기
'무신사 냄새 지리네?'라는 말이 일부 패션 커뮤니티에서 유행중이다.
나는 이 단어가 정확하게 '학식충 냄새 지리네?'라는 말과 개기월식마냥 합일을 이룬다고 생각한다.
무신사는 다양한 브랜드 패션 상품을 모아놓은 B2C 플랫폼이다.
여기까진 문제가 없다.
개인적으로 무신사 냄새에 편승해 욕먹고 있는 무신사 스탠다드도 상품 자체로만 놓고 보면 무죄라고 생각한다.
상품마다 질적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본의 유니클로에 버금가는 대체불가 수퍼-가성비 기본템 판매처니까.
문제는...
흔히 도메스틱 브랜드라고 칭하는 국내 자체생산 브랜드.
차마 특정 브랜드를 지칭할 수는 없다만, 무신사에서 구매할 때 조심해야하는 브랜드가 특히 이 도메스틱 브랜드에 달려있다.
일단 무신사에서 선정한 브랜드 리스트 TOP100을 확인해보자.
1위는 단연 무신사 스탠다드.
하지만 2위부터 100위까지는 반스, 폴로 랄프로렌 같은 해외 유명 브랜드부터 생소한 브랜드명까지 뒤섞여있다.
여기서 구매 전에 소거해야 하는 체크리스트를 읊어보겠다.
1. 국적이 한국 기업이다.(필수)
2. 비슷해보이는 타 브랜드에 비해 이상할 정도로 저렴하다.
3. 엄청나게 후기가 많다.
4. 로고 플레이를 내세우고 있다.
5. 대부분의 상품의 할인폭이 이상할 정도로 크다.
여기서 1번을 기본으로 2개 이상 더 체크되는 포인트가 있다면.
잘 발견했다. 딱 그거 거르면 된다.
체크리스트에 따른 해설포인트를 적어보자면
1번은 문화 사대주의 때문이 아니라, 타인과 겹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미국 브랜드 입는 것과 한국 브랜드 입는 것 중 어느 쪽이 겹칠 확률이 높을까?
2번은 왜 독보적으로 저렴한지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상품의 질을 포기하기 때문은 아닌지?
3번은 후기가 많은 상품은 곧 많은 구매로 이어졌다는 의미가 된다. 다시 말해 흔하다.
4번은 저가형 브랜드의 로고 플레이는 자신 착장의 한계점을 해당 브랜드에 귀속시킨다. 이에 향후 하이엔드 브랜드와
믹스매치하는데도 애로사항이 있다. '루이(비통), 휠라, 슈프림 섞은 바보'라는 가사 들어봤는가.
5번은 전적으로 가격으로 현혹시키기 위해 취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차별점을 가격으로 삼는다면 2번의 문제점과 겹칠
확률이 높다.
추후 가죽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하지만,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10 ~ 20만원대에 '리얼레더'를 표방하는 상품도 거르기를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상품에 따라 '반드시'는 아니므로, 이 글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
그리고...
조심스러운 주제라 참고 싶었는데 이 말만큼은 못 참겠더라.
휠라는 피해라.
휠라라는 브랜드가 처음부터 기피대상이었던 건 아니다.
유니클로처럼 저가형 브랜드라서 막무가내로 손가락질하는 것도 아니다.
휠라가 이탈리아 브랜드였을 당시엔 힙합 레전드 투팍도 신었었고, 나름 1911년부터 역사가 이어진 뼈대있는 기업이다.
1990년대 휠라 코리아가 국내 진출할 당시엔 나이키 아디다스에 비해 약간 저렴하면서도 세계적인 인기를 등에 업고 인기를 누렸다.(다만 당시에도 농구화 성능 문제에 대해선 논란이 있었다.)
2007년 휠라 코리아가 본사를 역으로 인수한 이후에, 2017년에 디스럽터2의 국내 물량이 풀릴 때까지만해도 지금 같지는 않았다.
본격적으로 문제가 발생한건 2020년 경부터였다.
카피 디자인으로 추정되는 신발들이 생겨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듀플렉스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의식한 탓인지 판매가 중단되었다.
사실, 의장 등록상 법적 문제는 없었으며 레트로 스니커즈들은 나이키 코르테즈의 사례처럼 디자인적 유사성만으로 비난하기엔 무리인 부분이 있다.
이처럼 표절의 사실여부는 법적 문제가 없느니만큼 단순 카피 브랜드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휠라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없다는 이유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런 사유로 지금은 휠라를 추천하지 않지만, 언제든 본사 차원에서 이미지를 혁신하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나는 한국의 패션이 상향 평준화되어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갈수록 개성이 사라지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인류사와 패션은 서로 간에 밀접한 관계를 띄고 있다.
고딕 패션은 중세 유럽의 고딕 소설로부터 참고되었고, 군인의 안전과 활동성을 위해 밀리터리 패션이 발전하였다.
이처럼 패션은 단순히 살가죽 위에 걸친 옷가지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로 확장하더라도 이질감없이 자연스럽다.
인생도 패션도.
1등급부터 9등급까지 줄지어 위계를 구분짓는 수능 점수가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입고 싶은 옷을 입으라.
당신이 기본에 충실한 바탕을 가지고 있다면, 남들을 따라하는 것보다도 훨씬 높은 점수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크림슨 킴이 보증하니, 두려워말고 도전하라.
오늘도 읽어준 독자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친다.
'에피타이저(사전지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패션 명언 - (2) 유행은 촌스러움 이전의 마지막 단계다. (0) | 2023.01.04 |
---|---|
패션 명언 - (1) 나는 옷을 디자인하지 않는다. 나는 꿈을 디자인한다. (0) | 2022.12.30 |
무신사 냄새가 지리긴 한다. (0) | 2022.12.23 |
아크메드라비는 표절 짝퉁 브랜드가 아니다. (1) | 2022.12.22 |
재벌가에서 절대 명품을 입지 않는 이유를 밝힌다 (1) | 2022.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