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의 졸업식'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지금은 국민템으로 자리잡은 노스페이스.
10년 전 무렵에는 노스페이스 열풍 과열로 사회 문제가 된 바 있다.
오늘은 그 때 그 시절에 대해 알아보자.
2000년대 말
Y2K에 떡볶이 코트가 있었다면, 이 때는 노스페이스 눕시의 시대였다.
이전 편에 설명했던 니뽄삘로부터 유래된 패션 문화가 한국 연예인들로 노스페이스를 입게 하였고, 이것이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모나미를 좋아하는 한국 특성상 검은색 기본형 모델이 성행했다.
누구나 입었던 것은 필파워 700의 눕시1 블랙 모델이다.
국내에서 노스페이스는 전례없는 히트를 쳤고, 본사 차원에서도 한국을 제 2의 시장으로 여기고 있었다.
당시의 노스페이스 창립자인 더그 톰킨스는, 한국 내 노스페이스 유행의 이유를 산지 발달로 짚었다.
글쎄, 진실을 알면서도 인터뷰에서 꺼낼 수 없었던 것인지 정말 몰랐던 것인지는 이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 국내에서는 본질을 전혀 짚지 못한다고 조롱의 대상이 되었었다.
이 때 당시까지만 해도 일진의 상징, 그들만의 전유물처럼 여겨지지는 않았다.
일반적으로 유행은 반 년, 길어야 삼 년을 못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노스페이스는 의외의 선전을 하게 된다.
2010년대 초
노스페이스 패딩 계급도의 시대.
국내 노스페이스 매출의 황금기인 동시에 인식면에서 암흑기였던 시기.
지속되는 노스페이스 강세 속에 소위 일진들이라 부르는 불량 학생 무리는 평범한 학생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그 방법으로 선택했던 것이 '베블렌 효과(사치품을 소비함으로써 과시하는 형태)'였다.
이른 나이부터 시작한 배달업으로 잠시 호주머니 사정이 유리했기 때문에 떠올릴 수 있었던 발상이었다.
그들은 값비싼 패딩을 구매(혹은 강탈)하는 것으로 학교에서의 서열을 구분짓기 시작했다.
이중에서도 특히 주목할만한 부분은 '눕시2', '드라이로프트'와 '다양해진 컬러웨이'다.
눕시2는 캡슐 개수를 늘려 기존에 유행했던 눕시1의 보온성을 업그레이드 시킨 상위 모델이다.
덕분에 실제로 가격도 2만원 가량 올랐다.
그럼에도 '찌질이' 취급을 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한참 비싼 모델을 사기엔 무리였던 평범한 학생이 유행 흐름도 모른채 매장에서 추천받아 온 것처럼 보였는지.
그것을 그리도 아니꼽게 보았던 모양이다.
다음은 드라이로프트. 써밋 자켓이라고도 부른다.
눕시1에 비해 2배에 가까운 가격을 형성하고 있으며, '노는 학생'들이 입는 입문 단계였다.
바람의 유입을 차단하는 윈드스토퍼라는 기능이 추가되었지만, 최소한 당시의 주 고객층들에게는 그리 중요하진 않았다.
부모를 등골이 빠질만큼 힘들게 한다는 '등골브레이커'라는 별명을 갖고도 이를 훈장처럼 자랑스럽게 여기고 다녔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
다양해진 컬러웨이는 전적으로 블랙으로 도배된 눕시1과 차이를 두기 위함으로 보인다.
오색빛이 찬란한 무지개 동산이 따로 없다.
당시에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없으면 왕따를 당할지도 모르는 사회문제가 되었기 때문에.
노스페이스 점퍼를 갈취하는 10대 집단 '노획단'이 형성되거나, 이런 시대상에 반감을 느낀 노찢남(노스페이스 패딩을 찢는 남자) 같은 퍼포먼스를 자행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사실 노스페이스는 죄가 없다.
일진들만 입으라고 강요한 적도 없고, 마케팅 활동을 벌인 적도 없다.
가만히 앉아 정직하게 성능으로 승부하던 아웃도어 브랜드가 괜히 화를 입은 셈이다.
2010년대 중
결국 영원할 것만 같았던 2010년대 초의 노스페이스의 유행도 2014년을 기점으로 막을 내린다.
기껏 비싼 돈을 지출했건만 점점 풍자의 대상이 되어 조롱당하는 것이 불편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등골브레이커 일진 패딩의 문제는 해결되는 줄 알았건만.
2010년대 중반부터 노스페이스 최고가 패딩조차 우습게 만드는 100만원 이상의 고가 패딩 브랜드의 유행이 찾아올 줄 누가 알았으랴.
한가지 다행인 점은 그저 일진들의 구분짓기 정도에서만 멈출 뿐, 가지고 있지 않은 이들이 왕따당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해당 사항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일진에게 강력 추천하는 패딩 TOP 4(https://yourfashion.tistory.com/26?category=1066549)>를 참고 바란다.
돌아오지 않을건만 같던 유행이었건만 2010년 말부터는 노스페이스의 화려한 부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시간에 다룬다.
결론
나를 뽐내고 나를 과시하라.
자신의 행복을 위해 특정한 브랜드를 입는 것은 죄가 아니다.
남들에게 피해 입히지 말고- 말이다.
오늘도 읽어준 독자분들께 감사를 표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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